우리 집 강아지 초코가 입원을 했다.
늘 밝고 활기차던 초코였기에 기운 없이 축 늘어진 모습이 낯설고 속상했다.
동물병원으로 가는 길, 초코를 안고 있던 내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초코가 입원한 이유는 며칠간 지속된 심한 구토와 식욕 부진 때문이었다.
작은 몸이 견디기엔 힘든 증상들이라 병원에서는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입원 결정을 내리면서도 이 작은 녀석이 잘 버틸 수 있을까, 혼자서 외롭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마음을 짓눌렀다.
집에 돌아온 후에도 초코의 빈자리는 너무 컸다.
집안 구석구석 초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초코가 항상 누워있던 작은 방석 위에 털 한 올마저 애틋하게 느껴졌다.
초코의 밥그릇과 장난감도 텅 빈 채 그 주인을 기다리는 것만 같았다.
초코가 입원한 다음 날, 처음 면회를 갔다.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서자 특유의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간호사분이 "초코 보호자분 오셨어요"라고 하자, 그 소리에 초코가 힘없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날 바라봤다.
그 모습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초코는 얼마나 낯설고 외로웠을까 하는 생각이 밀려왔다.
수액을 맞으며 조그만 케이지에 누워있는 초코의 모습을 보니, 이렇게 작은 몸으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견디고 있는지 마음이 아팠다.
초코의 작은 앞발을 살짝 잡으니 약간 떨리는 기운이 손끝으로 전해져 왔다.
내가 옆에 있다는 것을 느끼고 안심하길 바라며 계속 쓰다듬어 주었다.
면회시간은 금방 끝났다.
간호사분께서 "이제 초코 쉬어야 할 시간이니 내일 다시 오세요"라는 말을 건넸다. 나는 아쉬운 마음에 초코를 다시 한번 바라보고 나왔다.
초코가 낑낑대며 울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초코는 얌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마치 "걱정하지 말고 내일 또 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 초코와 함께 자주 걷던 공원이 보였다.
초코가 좋아했던 산책길이었다. 오늘따라 공원의 길이 유독 길게 느껴졌다.
초코가 없는 공원의 길은 쓸쓸하고 텅 빈 듯했다.
며칠이 지나 초코는 다행히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힘들었을 텐데도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하는 초코의 모습을 보며 안도와 기쁨이 동시에 밀려왔다.
그 작은 몸에 담긴 생명력이 얼마나 강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초코가 내 삶에 얼마나 큰 존재인지 새삼 느꼈다. 그리고 건강하게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도 깨닫게 되었다.
초코가 완전히 회복되어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며, 오늘도 나는 병원으로 향하는 길을 서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