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욕심없는데 그냥 일상적인 생활에 건강만 해줬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이녀석도 이제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또 다시 병원행이다
며칠 전, 우리 집 강아지가 또 한 번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당뇨 판정을 받고부터 매일 매일이 조심스러운 나날이었지만, 이번에는 탈수 증상까지 겹쳤습니다.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긴 했지만, 이상하게 기운이 없어 보여 병원에 데려갔고, 결국 닝겔(수액)을 맞고 돌아왔습니다.
살아오면서 아이가 아픈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아픈 시간은 더 길어지고, 회복은 더디다는 걸 점점 실감합니다.
어릴 때는 감기 한번 걸려도 금세 툴툴 털고 일어나던 녀석이었는데, 이제는 작은 이상 신호 하나에도 병원을 가야 하고, 치료를 받고 나서도 한참을 조심해야 합니다.
탈수 증상은 단순히 물을 많이 마시거나 적게 마시는 문제만이 아니더군요.
당뇨로 인해 혈당이 높아지면 몸 안에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쉽게 탈수가 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피부를 살짝 잡아당겼을 때 잘 돌아오지 않거나, 잇몸이 평소보다 건조하고 끈적거리는 느낌이 있으면 탈수를 의심해야 한다고 해요.
우리 아이도 그런 증상이 있었는데, 경험이 부족했던 저는 그저 날씨 때문이겠거니 하고 넘겼다가 결국 병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수액을 맞고 나니 눈에 띄게 나아졌습니다.
수액을 맞는 동안, 작은 몸에 바늘이 꽂혀 있는 걸 보면서 괜히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하는 후회가 스치고 지나갔지만, 그래도 바로 병원에 데려가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이가 든 우리 강아지에게 바라는 것은 정말 별것 없습니다.
큰 욕심도 없습니다.
화려하게 뭔가를 하거나, 특별한 걸 누리기를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아프지 않고, 하루하루 평범하게, 맛있게 밥을 먹고, 산책 나가서 좋아하는 냄새를 맡고, 집으로 돌아와 편안하게 낮잠을 자는 것.
그렇게만 지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하지만 세월은 무심하고, 강아지의 노화도 거스를 수는 없기에 요즘은 하루하루를 더욱 소중하게 느끼게 됩니다.
탈수 증상이 다시 나타나지 않도록 물그릇을 더 자주 확인하고, 하루 동안 마신 물의 양도 체크하고 있습니다.
사료와 간식도 수분 함량이 적당한지 다시 살펴보고, 필요하면 닭가슴살 삶은 물을 조금씩 섞어주기도 합니다.
강아지는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작은 변화에도 보호자가 민감하게 반응해줘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꼈습니다.
살짝 기운이 없거나, 평소보다 잠이 많아졌거나, 물을 너무 많이 혹은 적게 마신다거나 하는 작은 신호들.
이제는 그런 사소한 변화도 놓치지 않고 살피려고 합니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 우리 아이는 지친 얼굴이었지만 제 손을 꼭 핥아주었습니다.
"나 괜찮아, 걱정하지 마."
마치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오늘도 우리 집 작은 가족은 조심스럽게, 그러나 꿋꿋하게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평범한 일상이야말로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 새삼 느낍니다.
우리 아이야, 부디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곁에 있어줘.
네가 행복하게 꼬리를 흔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행복해.